"숯불화로 최고집"
붕어빵 먹고 저녁 먹으러 검색하던 중 돼지고기 드라이에이징 해서 나온다는 고깃집이 있길래 가봤다.
예전 홍천에서 소고기 드라이에이징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돼지고기는 어떨까 싶었다.
돼지고기, 소고기 국내산이고 여긴 신기하게 고춧가루 국산과 중국산 비율을 적어놨다.
냄새가 베일까봐 옷을 돌돌 말아서 두리번 거리는데 옷 봉투가 있었음에도 직원이 주지 않았다.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오빠가 안쓰는 테이블 잡동사니 속에서 찾아냈었다.
매장의 분위기나 서비스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옷 봉투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들이 밑에 나옴)
사장님은 아는 지인 접대 중이라 홀 상황은 나 몰라라 하셨고, 아르바이트생이 2명 있었는데 한 명은 센스가 있긴 했지만 외국인이어서 대화 소통이 어려웠고 다른 한 명은 한국인이었는데 센스가 없어서 반응이 너무 느렸다.
(심지어 손님이 많아서 바쁜 와중에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은 휴대폰 보는 등 행동이 너무 느긋했음)
우리가 왔을때 예약석이 많았고 두 테이블이 비어 있었는데, 한 테이블은 벽에 붙어 있어서 2인이 앉을 수 있고 아르바이트생들의 옷가지와 도끼, 드릴 같은 공구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테이블 위에 쌓여 있었다.
나머지 한 테이블은 4인석이었지만 여기도 꽤 많은 잡다한 물건들이 쌓여있었다.
사장님이 급하게 치우라고 알바생들을 시키는데 본인은 돕지 않고 시키기만 해서 좋게 안 보였다.
(심지어 제일 마지막 물건이 사장님 휴대폰이었음)
그렇게 해서 겨우 4인석 테이블에 앉았더니 다른 4인 손님이 와서 자리 없냐고 물어봤고
아르바이트생은 없다고만 하고 어떤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사장님이 지인 접대 중에 와서 우리가 2인석 가고 여기 4인석 앉으라며, 우리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지 않고 교통정리를 해버리고는 다시 접대하러 가셨다.
솔직히 무례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접대하는 것에 정신이 쏠린 건지 우리가 안 비켜주면 어떡하려고 그런 건지..
4인 손님이 우리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우리는 산더미처럼 짐이 쌓인 2인석 테이블에 가서 앉았다.
남는 의자 하나에 우리 옷 담은 봉투를 올려놨는데 여기 누군지 모를 옷이 계속 같이 있었다.
(먹는 도중에 아르바이트생이 뭘 찾는 건지 우리 앞에 의자를 뒤적거리는데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인터넷 글에 어수선하고 정신없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나 보다.
드라이에이징 숙성고 안에 고기 외에 다른 것들이 많아서 보기엔 별로 안 좋아 보였다.
고기만 시키려다가 다들 세트메뉴(수구레 전골 포함)를 먹길래 우리도 숙성 삼겹살 세트 2인(43,000원)을 주문했다.
밑반찬과 수구레 전골이 먼저 나오고 뒤에 돼지고기가 나왔는데 분명 인터넷에는 초벌이 돼서 나온다는데 초벌이 되지 않았다.
물어보니 3인분 이상부터 초벌이 가능하다고...(왜..? 2인분 차별함?)
그리고 나온 고기가 전혀 숙성이 돼 보이지 않았다. 30~50일 건조 숙성이라는데 너무 생고기처럼 보였다.
그래서 1인분을 추가로 (180g 14,000원) 시켜서 초벌 해달라고 했다.
숙성 삼겹살 2인 세트+숙성 삼겹살 1인분 상차림
수구레 전골 오빠는 소 내장은 정말 싫어해서 좋아하지 않지만 냄새 안 나고 짜지 않고 칼칼해서 의외로 좋았다.
맛있었다. (건더기도 많이 들어 있었음)
술안주로 최적의 메뉴인 거 같다. 술 안 먹는 우리도 국물을 계속 드링킹 했다.
나중에 고기를 계속 먹으니 느끼했는데 칼칼한 수구레 전골 국물 한 입 먹으니 입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불이 최대한 약하게 해도 줄어들지도 않고 소화로 돌려도 꺼지지 않아서 가스 연결밸브를 강제로 풀어서 불을 껐다.
(가스렌지 고장)
초벌 한 뒤라 고기가 금방 익었다. 지방이 좀 많은 편이다.
고기는 확실히 숙성을 시켜서 일반 삼겹살보다 쫄깃했다.
지방 부분은 톡톡 터지면서 고소한 맛이 났다.
고기 자체의 맛이 있기 때문에 쌈을 싸 먹으면 드라이에이징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어서
쌈은 추천하지 않는다.
밑반찬은 보통이였다.
고기 자체에 지방이 좀 있는 편이고 쌈도 안 싸 먹으니 나중에는 많이 느끼해졌다.
일반 삼겹살은 느끼해지면 이것저것 곁들어서 먹으니 보통 먹성이면 3인분은 먹게 되지 않나...?
여기 고기는 2인이면 2인분이 딱 적당할 것 같다.
탄산을 잘 찾지 않는 오빠가 마지막엔 탄산을 강력히 원했으니 말이다.
김치통은 왜 저렇게 바닥에 있는 것이며 전동드릴과 도끼는 왜 있는 거냐...
손님을 받기 위해 치운다고 치운 건데 저런 잡동사니는 창고나 안 보이는 곳에 놔둬야 할 것 같은데
매장 빈 공간에 덩그러니 자리만 옮겨둔 셈이다.
바쁜 와중에 사장님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술잔 가져와라 술 가져와라 시키기만 하고,
바쁘면 본인이 그 정도는 스스로 해결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처음에 메뉴 주문할 때 벨을 3번 눌렀으나 아르바이트생들이 다른 테이블에 가 있어서 아무도 오지 않았다.
사장님과 내가 눈이 마주쳤는데 주문받을 생각은 없으셨고 아르바이트생 보고 주문받으라고 시키셨다.
(아르바이트생은 그때 다른 일 하는 중) 그 사이 나와 또 눈이 마주치자 "내가 받아야겠네.." 하시더니 주문을 받으셨다.
(말투가 약간 포기? 체념한 말투였음.)
손님이 많아서 매장 내부를 찍지 못했지만 동선이 불편하고 테이블 사이가 좁아서 아르바이트생들이 카트를 끌고 다닐 때 속도를 급 줄이더라..
아르바이트생들이 손님이 부르면 한 번에 파악하기가 어려운 구조이다.
홀이 뻥 뚫려 있어야 하는데 냉장고는 곳곳에 있고 테이블 간격은 좁고 불편해 보였다.
그래도 장사는 잘되는지 자리가 없어서 3~4팀 정도는 돌아갔고 어떤 손님은 연락달라고 연락처를 적어놓고 갔다.
식당가 주변 다른 가게들은 60~70% 차있는 반면 이 가게만 100% 차있고 심지어 돌어가는 손님까지 있었으니
어쨌은 이 주변에선 이 가게가 제일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다.
위 생 ★★★☆☆ (생긴 지 얼마 안 된 것처럼 보였는데 테이블에 기름이 안 닦여서 너무 끈적했음)
가 격 ★★★★☆ (맛찬들보다 가격이 저렴함, 소고기 드라이에이징은 홍천이 더 저렴했음)
맛 ★★★★☆ (별 5개를 줄까 고민하다가 2명이서 2인분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느끼함)
친절도 ★☆☆☆☆
접근성 ★★★☆☆
고기와 수구레 전골이 맛있었고 위생도 눈에 띄게 나쁘진 않았지만 그 외에 정리안 된 매장이나 친절도, 위에 적은 불쾌했던 부분들 때문에 다시 가고 싶지 않다.
인터넷에는 인생 고깃집이라며 육즙이 대박이라는데 고기가 아무리 맛있어도 이런 식의 장사 마인드면 그냥 다른 고깃집 갈 것 같다.
홍천에서 먹은 소고기 드라이에이징과 비교하고 싶어서 나중에 소고기 먹으러 또 오자고 했지만 먹으면서 굳이 안 와도 될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물론 다른 손님들이 우리 글을 보고 가게 되더라도 이 정도의 실망은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갔을땐 사장님 지인들도 있었고 열명 이상의 예약이 2팀이나 되어 있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상황이 겹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두가지도 아니고 이렇게 많이 결격사유가 있는것은 가게가 바쁘다고 이해해 줄수 있는건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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