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입원 후 조리원 7일로 들어갔다.
계약은 2주로 해놓고 마음속으로는 10일을 지낼 생각이었지만 5일 입원해 있는 동안 병원생활이 너무 답답했고 코로나 초창기에(2월 초) 배우자도 출입 금지되는 바람에 7일로 변경했다.
조리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언제든지 기간을 변경할 수 있다.
남편이 못 들어오는건 아쉬웠지만 관리감독이 확실히 되는 거 같아 마음이 놓였다.
심지어 이때는 코로나가 확 퍼지기 전이였다.
병실에서 조리원실까지 유모차로 조무사가 아기를 옮겨준다.
먼저 아기가 내 아기가 맞는지 신생아실에서 체크해준 수첩이랑 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을 한다.
들어갈때 손을 씻고 외부 슬리퍼를 넣고 에어샤워를 마친 후 조리원을 들어갈 수 있다.
나올 땐 비치되어 있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외부에서 외출 후 돌아올 때 에어샤워도 믿음이 감) 매일 산모들 온도와 혈압도 체크하심.
최근에 어느 조리원에서 노숙자가 들어와서 자고 있었단 기사를 본적 있는데 여긴 아이디카드로 택찍고 들어가야 해서 그런 걱정은 없었다.
나는 제일 저렴한 병실을 예약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잘한 결정이었다.
비싼 병실은 방 크기와 육아 제품 몇 가지, 제한 없는 면회 등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코로나 때문에 면회는 정말 금지됐으니 그냥 저렴한 병실이 좁아서 답답해도 짧은 기간 있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사진보다 더 작지만 침구도 뽀송뽀송해서 만족스러웠고 방 크기는 원룸텔 정도였다.
잠을 잘 때마다 몸에서 식은땀이 났는데 땀나면 살 빠진다고 해서 식은땀 나도 즐겼던 것 같다.
땀을 많이 흘리니 매일 침구를 갈아줘서 좋았다. (단, 주말 제외)
화장실 인테리어가 호텔 느낌이다.
거울은 예쁘지만 씻을 땐 전신 거울이 아니어서 불편했다.
방이 작다 보니 샤워부스가 따로 없어서 세면대 앞에서 호스 들고 씻어야 했던...
세탁통 안에 입었던 조리 원복과 수건 등을 세탁함에 넣어놓으면 여사님이 다음날 아침에 수거해가고 수건과 옷을 놔둔다.
어메니티는 병실에서 준 게 있어서 사용하진 않았다.
로비가 넓고 쾌적했다.
전자레인지, 정수기, 소독기는 양쪽에 두 군데 배치되어 있다.
로비에 각종 마사지기, 골반 교정, 찜질기 등이 있고 메인 탁자에서 각종 만들기, 교육 프로그램이 열린다.
몸조리하러 들어왔으니 나는 조리원 들어오면 편하게 쉴 줄 알았다.
하지만 마사지받고 한의원 진료받으러 가고 각종 만들기 수업 참여, 뒤돌아서면 가슴 아파서 유축해야 하고 모자 동시 간에 아기 데리러 가야 하고 아침, 점심, 저녁, 간식까지 챙기다 보면 너무 바빠서 방에서 낮잠을 자거나 오로지 나만을 위해 휴식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초반에는 마사지기 만져보지도 못하다가 퇴원할 이틀 전쯤부터 2~3번 해봤다.
(이마저도 돈 아까운 생각에 다 써보고자 하는 마음에 생각하고 했던 것)
하루에 두 번 모자동 시간이 있는데 그때 신생아실 청소와 소독을 한다.
여기서 수유를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나란히 가슴을 내놓고 다 같이 수유하는 게 불편해서 방으로 데려가서 수유를 했었다.
유축한 저장팩을 모유 냉장고에 넣어두고 유축깔때기는 바구니에 넣어구면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가 저장팩은 가져가서 아기한테 먹이고 깔때기는 씻어서 말린뒤 로비에 있는 소독기에 넣어둔다.
유축기는 메델라 제품이고 다른 제품과 호스가 호환이 되지 않는다. (메델라 깔대기 세트 25,000원)
씻을 필요도 소독할 필요도 없이 유축만 하면 되니 무척 편했다.
나는 양이 많이 나오는 편이어서 자주 유축하다 보니 깔때기가 없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땐 간호사 선생님한테 말하면 빨리 해주신다.
신생아 케어도 잘해주는 것 같아서 별 다른 불만은 없었다.
모자 동시 간에 방에 데려온 뿌앙이.
3.18kg였는데 태어난 뒤 물과 부기가 빠져서 몸무게가 조금 빠졌다가 조리원에 들어갈 때쯤 몸무게를 다시 회복했다.
태어난 지 10일 되었을 때 데려오기만 하면 주무셔서 눈 떠 있는 모습이 손에 꼽았다.
(지금은 75일째 몸무게가 2배 늘었고 키는 10cm가 자랐다.)
신생아케어 교육을 해주는데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해서 이것 밖에 없다.
왜 찍지 말라는건지는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다.
신생아케어는 내용이 방대했는데 유인물도 없이 말로 설명을 해줘서 조금 두서없게 느껴졌다.
다른 조리원에선 아기 관련 용품 영업을 그렇게 한다는데 (발 도장 찍는 거 8만 원? 이것저것 만들려면 재료비를 지불해야 함) 여긴 깔끔하게 그런 거 없이 흑백모빌, 초첨책, 주사위, 애착 인형 만들기 등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어서 좋다.
나는 7일 간 짧게 있는 편이어서 다 만들 순 없어서 잔업을 했다.
흑백모빌, 주사위, 애착 인형까지 만들었다.
지금도 흑백모빌은 곧 잘 본다.
애착 인형(오빠가 이름을 빵빵이로 지어줌)은 거들떠도 안봄ㅋㅋㅋ
다른 조리원 후기나 여기 조리원 후기를 보면 식단이 좋다는 글을 봤는데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미즈여성병원이 유독 감염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좋았다.
외부 문화센터 강사도 코로나 유행 전에도 독감주사 관리를 한다고....
케이터링을 기대했지만 내가 머물던 기간엔 하지 않았고 밥시간마다 성심당, 하레하레 빵이 나오는데 초반에는 좋았다가 나중엔 똑같은 빵만 나와서 조금 질렸다.
아래는 내가 먹으면서 80%는 찍었던 것 같다.
<내가 먹었던 것들>
<저녁 이후에 주는 간식>
<국, 수프, 밥, 미역국>
<메인 음식>
<과일, 빵, 떡, 요구르트>
밥은 내가 싱겁게 먹는 편이라 산모 식단 치고는 짜게 느껴졌고 의외로 밀가루, 튀김, 단 음식이 자주 나왔다.
미역국은 재료를 다양하게 해서 계속 나왔고 샐러드, 과일, 요구르트, 빵이 나와서 좋았다.
아침, 점심, 저녁, 간식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어서(조리원 비용 뽕 뽑자는 생각에;; 알람 맞춰두고 자다가도 먹으러 나감ㅋㅋ) 그런지 몸무게가 딱 아기 무게만 빠졌다.
다른 이들은 출산 전 몸무게 근처까지 간다던데..
(75일이 지난 후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왔다. 육아 때문인지 밥을 제대로 못 챙겨 먹어서인지는 모르겠다.)
<공신 한의원>
조리원에 있는 7일간 하루에 한포씩 같은 건물에 있는 한의원에서 산후조리 한약을 제공해준다.
예약하고 진맥 받으러 가면 2~3일 뒤에 한약이 나오는데 4가지 정도 체질로 나눠놓고 거기에 맞춰서 약을 만들어 준다.
예전 임신소양증을 효과적으로 진료한 한의원에서 산후조리 한약을 짓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외출이 꺼려져서 그냥 여기서 한재 지었다. (가격도 조금 싸서 결정한 이유도 있다.)
맥반석? 적외선 치료를 1회 서비스해줬는데 어떤 이는 그냥 저냥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생각보다 좋았다.
따끈따끈하니 끝날 때쯤엔 몸에서 땀이 줄줄 났다.
한약을 한재 짓고 나니 한의원에서 공동 개발한 연고라며 줬다.
아기 기저귀 발진, 태열 등 방부제 없이 만들어진 거라서 이곳저곳 발라줘도 된다고 한다.
방부제가 안 들어가서 바를 땐 꼭 도구를 이용해서 바를 것.
<조리원 이용후기 사은품>
분만부터 조리원 이용후기까지 해서 블로그나 카페에 후기를 쓰면 다섯 가지 중에 사은품을 하나 주는데 맘 카페에 썼다가 광고성 글이라고 삭제당하고 개인 블로그에 쓰려니 컴퓨터가 없어서 작성하기 어려웠다.
조리원 동기 언니 방(나보다 윗단계 방이었음)에 노트북이 있어서 겨우겨우 쓰고 쁘리마쥬 크림을 받았다.
가격은 오일과 크림과 비슷했지만 양이 제일 많아서 가성비 좋아 보였다.
다들 오일과 크림 중에 고른다고 한다.
하지만 노트북 여러 명의 손을 타서인지 사양이 안 좋은지 너무 느렸다.
나가기 하루 전날 아기와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준다.
나는 찍어주는지도 몰랐다가 하필 이때 머리도 안 감고 아주 그지 꼴이었는데..
조무사분이 말을 하는 도중 찍어서 나도 입술이 움찔하게 나왔다.
다들 꼴이 말이 아니라서 대부분 아이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포즈로 찍는다는데 나는 내 얼굴 나오는 게 중요해서 고개를 들고 찍었다.
<조리원 정리 후기>
조리원 들어가기 전 맘 카페에 며칠간 있는 게 좋을지 검색을 많이 했었는데 각자의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서 7일, 10일, 14일 다양했다.
나는 수술로 입원(5일)을 오래 하다 보니 7일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만족했다.
초반에는 입원생활과 수술로 조리원에 들어갔어도 딱히 좋진 않았다.
몸 회복도 덜 됐는데 마사지(1회 무료), 한의원 진맥, 모자 동시 간, 만들기 프로그램 등 안 하자니 돈이 아깝고 하려니 피곤하고 정신없이 바빴다.
갇혀있으니 답답하기도 했다.
오빠도 보고 싶고 아무리 여기 시설과 케어를 다 해줘서 편하다지만 마치 사육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조리원 생활 5일째 되는 날부터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편하게 느껴졌다. (이래서 적응이 무섭다.)
거기 있는 대부분 산모들은 10일은 적었고 7일 아니면 14일이 많았다.
만약 조리원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7일을 했을 것 같다.
음식은 기름지고 간간한 편이었고 처음엔 다양한 메뉴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니 겹치는 메뉴들이 많았다. 하지만 맛은 있었음
감염예방 등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도 좋았다.
병실이든 조리원이든 어메니티는 있고 기초화장품, 양말, 속옷, 가제손수건, 물병, 메델라 깔때기 키트, 손톱깎이 정도 챙기면 될 것 같다.
방이 좁아서 짐이 많으면 놔둘 곳도 없다.
병실에 비해서 조리원실은 청결상태가 무척 좋았다.
하지만 여기도 병실과 똑같이 조금 건조한 편이었다.
위 생 ★★★★★ 9.5점
가 격 ★★★☆☆ 5점
맛 ★★★★☆ 7.5점
친절도 ★★★★☆7점
접근성 ★★★★★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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